학교 끝나고 학원 가기 바쁜데 현관문 앞에서 엄마가 소리를 질러. 선블록 안 바르고 어디 가냐며 등짝 스매싱을 날릴 기세야. 요즘 햇빛은 옛날이랑 달라서 엄청 독하기 때문에 무조건 발라야 한대. 얼굴은 달걀 귀신처럼 하얗게 뜨고 끈적거려서 짜증이 확 나는데 말이야. 정작 엄마는 어릴 때 선블록 한 방울 안 바르고 놀이터에서 하루 종일 까맣게 타도록 놀았으면서 왜 우리한테만 난리일까? 요즘 햇빛이 진짜로 엄마 어릴 때보다 엄청나게 강해진 게 맞을까?

그래서 일단 엄마 잔소리가 무서워서 매일 아침마다 선블록을 얼굴에 떡칠하고 다녔어. 피부가 뽀얗게 보호받는 것 같아서 처음에는 마음이 편했지. 엄마 말 잘 듣는 착한 어린이가 된 기분이었거든.

하지만 곧바로 끔찍한 지옥이 시작됐어. 학원 가느라 밖에서 걷는 시간은 하루에 고작 20분도 안 되는데 온종일 얼굴에 답답한 선블록을 얹고 있으려니 미칠 것 같아. 더 큰 문제는 집에 와서 지울 때야. 초딩 피부는 엄청 약하고 부드러운데 선블록을 지우겠다고 독한 어른용 클렌징폼으로 빡빡 문지르니까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르고 따가워. 그렇다고 물로만 대충 씻으면 얼굴에 남아서 뾰루지가 마구 돋아나지. 게다가 요즘 밤마다 다리가 찌릿찌릿 아픈 성장통까지 찾아와서 잠도 못 자겠어. 도대체 왜 이런 일이 생기는 걸까?

여기서 너희들이 엄마의 억지 주장을 한 방에 무너뜨릴 수 있는 엄청난 과학적 팩트를 알려줄게. 기상청에서 수십 년 동안 조사한 자외선 수치 데이터를 보면 엄마들이 어릴 때였던 20~30년 전이나 지금이나 우리나라 자외선 양은 눈이 멀어버릴 정도로 폭등하지 않았어! 지구 온난화 때문에 아주 미세하게 변했을 뿐이지 옛날 햇빛은 순하고 요즘 햇빛만 독하다는 건 완전히 과학적 근거가 없는 엄마들의 착각이야.

더 소름 돋는 진실은 밤마다 다리가 아픈 성장통의 비밀이야. 의사 선생님들이 조사해 봤더니 성장통으로 병원을 찾은 우리 잼민이들의 무려 95%가 '비타민 D' 결핍 상태였대! 우리 몸은 스스로 에너지를 만드는 '햇빛 발전소'와 같아. 피부가 직사광선을 직접 쬐어야만 뼈를 단단하게 키워주는 비타민 D를 합성할 수 있거든. 그런데 매일 학원에 갇혀 지내는 너희들이 그 짧은 외출 시간마저 선블록으로 온몸을 철벽 방어해 버리니 햇빛 발전소 문이 완전히 닫혀버린 거야! 알약으로 비타민을 먹어봤자 햇빛 한 번 쬐는 것보다 몸에 흡수도 잘 안 돼. 선블록을 병적으로 바르다가 오히려 뼈가 약해지고 다리가 아픈 지옥을 맛보게 된 거지.

그러니까 우리 잼민이들, 하루 종일 뼛속까지 타들어 가는 해수욕장에 가는 게 아니라면 학원 갈 때 잠깐 쬐는 햇빛은 선블록 없이 당당하게 맞아도 돼! 오히려 그 짧은 시간 동안 햇빛을 쬐어야 키도 쑥쑥 크고 성장통도 사라지는 천연 보약을 먹는 셈이야. 앞으로 엄마가 앞뒤 안 맞는 소리로 선블록을 강요하면 과학적 팩트로 당당하게 말해봐. 무분별한 자외선 차단제 사용이은 오히려 피부에 독이 될 수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