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당당하게 아빠한테 가서 놀아달라고 하면 아빠는 세상에서 제일 불쌍한 표정을 지어. 일하느라 너무 바쁘고 피곤해서 쓰러지기 일보 직전이라고 말하지. 진짜 맨날 아침 일찍 나가서 밤늦게 들어오니까 너희들은 그 말을 믿을 수밖에 없어. 착한 잼민이들은 속상해도 꾹 참고 아빠를 쉬게 해 주려고 발걸음을 돌리지.

아빠가 푹 쉬고 기운을 차리면 다음엔 꼭 신나게 놀아줄 거라고 믿으면서 말이야. 그래서 방으로 돌아와 혼자 블록을 쌓거나 인형 놀이를 하며 착하게 기다렸어. 아빠가 건강해지는 게 먼저니까 꾹 참았지.

그런데 평일 밤에 아빠가 늦게 들어온 진짜 이유를 알게 되면 깜짝 놀랄 걸? 일이 바쁘다던 아빠가 일주일에 몇 번씩이나 회사 사람들과 술을 마시는 회식을 하고 있었던 거야! 심지어 주말에는 너무 피곤하다면서 침대에 누워 스마트폰으로 숏폼 영상을 보거나 게임을 하느라 눈이 초롱초롱 빛나고 있네? 폰 볼 시간은 넘쳐나는데 너희들과 놀 시간은 단 10분도 없다니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 진짜 피곤해서 못 놀아주는 게 맞을까?

여기에는 엄청난 과학적 비밀이 숨어 있어. 아빠의 뇌 속에는 '도파민'이라는 흥분 물질이 흘러나오고 있거든. 스마트폰을 보거나 게임을 하면 뇌에서 도파민이 팡팡 터져 나와. 그러면 뇌가 착각을 하게 돼. 지금 너무 즐겁고 하나도 안 피곤하다고 말이야! 하지만 이건 몸을 회복시켜 주는 진짜 휴식이 아니라 뇌를 억지로 쥐어짜는 가짜 휴식일 뿐이야. 게다가 술을 마시면 몸속 장기들은 알코올을 해독하느라 밤새도록 마라톤을 뛰는 것처럼 죽어라 일을 해야 해. 아빠가 침대에 누워 있어도 몸은 전혀 쉬지 못하고 계속 지쳐가는 거지.

반대로 너희들과 함께 몸을 움직이며 노는 것은 과학적으로 진짜 휴식이야! 아이와 눈을 맞추고 놀 때 아빠의 뇌에서는 스트레스를 날려버리는 행복 호르몬인 '옥시토신'과 '엔도르핀'이 뿜어져 나와. 이건 피로를 싹 없애주는 천연 영양제와 같단다. 결국 아빠의 뇌가 스마트폰과 술이라는 가짜 도파민에 속아서 진짜 건강해지는 방법을 잊어버린 거야!

그러니까 얘들아 아빠가 시간이 없다고 핑계를 댈 때 절대 기죽지 마. 아빠의 뇌가 가짜 휴식에 빠져서 허우적거리고 있는 거니까 너희들이 구출해 줘야 해. 아빠 손을 꽉 잡고 스마트폰보다 백 배는 더 재미있는 진짜 도파민인 너희들과 놀자고 당당하게 외쳐 봐. 아빠를 진짜 쌩쌩하게 만드는 최고로 멋진 의사는 바로 너희들이니까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