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실에서 동생이랑 아빠가 빤히 보고 있는데 엄마한테 소리 지르며 혼난 적 있지? 잘못한 건 맞는데 온 가족 앞에서 공개 처형당하는 그 기분은 진짜 지구를 부수고 숨고 싶을 만큼 비참해. 얼굴은 빨개지고 가슴은 쾅쾅거리고 머릿속은 하얗게 변해버리지. 억울하고 짜증 나서 눈물이 왈칵 쏟아지기도 해.
그래서 다음부터는 그런 끔찍한 잔소리를 안 들으려고 엄청나게 눈치를 보기 시작해. 엄마 기분이 어떤지 살피고 알아서 얌전한 척 행동하지. 혼나는 횟수를 줄여서 완벽한 아이처럼 보이려고 눈물겹게 노력하는 거야.
근데 이상하게 그렇게 조심해도 마음은 전혀 편해지지 않고 오히려 더 불안하고 답답해. 엄마가 방에서 단둘이 있을 때 조용히 혼내는 거랑, 남들 앞에서 망신 주며 추궁하는 게 도대체 왜 이렇게 다르게 느껴질까? 내가 마음이 약해서 유난을 떠는 걸까? 엄마는 다 너 잘되라고 그러는 거라는데 왜 반성은커녕 반항심만 생기는 걸까?
절대 너희 탓이 아니니까 기죽지 마. 이건 너희 뇌 속에서 울리는 아주 위험한 경고 신호야. 인간의 뇌 속에는 공포와 수치심을 담당하는 '편도체'라는 아주 조그만 부위가 있어. 남들 앞에서 공개적으로 망신을 당하며 혼이 나면 이 편도체에 엄청난 비상벨이 번쩍번쩍 울려. 놀랍게도 우리 뇌는 남들 앞에서의 수치심을 호랑이한테 물려가거나 뼈가 부러지는 신체적 고통이랑 똑같은 위험으로 받아들여. 뇌 세포가 극심한 스트레스로 펑펑 터지고 있는 상태인 거지. 그러니까 뇌가 너무 아파서 반성할 여유는커녕 도망치거나 싸우려는 공격성만 가득 차게 되는 거야. 이건 뇌 과학이 증명한 명백한 팩트야.
결국 많은 사람 앞에서 공개적으로 혼내고 추궁하는 행동은 올바른 교육이 아니라 뇌를 망가뜨리는 아주 위험한 감정 폭발일 뿐이야. 어른들의 앞뒤 안 맞는 억지 주장에 속아서 스스로를 자책할 필요는 전혀 없어. 남들 앞에서 혼날 때 부끄럽고 화가 나는 건 뇌를 지키려는 아주 건강하고 당연한 과학적 반응이니까 당당하게 너희 자신을 믿어 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