덥고 습한 여름방학이 찾아왔어, 얘들아. 책상 앞에 앉아만 있어도 땀이 주르륵 흐르고 머리가 띵하지? 공부는커녕 글자들은 눈에 전혀 안 들어오고 머리가 멍해지기 일쑤야. 땀 범벅이 된 상태로 어려운 문제를 풀다 보면 짜증만 마구 솟구쳐. 이때 어른들은 늘 똑같은 소리를 하곤 해. 옛날에는 선풍기 하나로 다 이겨내며 공부했다며 참는 게 정신력에 좋다고 말이지. 더위를 억지로 이겨내야 정신이 강해진다는 고집 가득한 훈계는 정말 듣기만 해도 지긋지긋해.

그래서 겨우겨우 허락을 받아 선풍기를 아주 세게 강풍으로 켜봤어. 덜덜거리는 시끄러운 모터 소리와 함께 청소기 같은 엄청난 바람이 얼굴을 정면으로 때리기 시작해. 시원한 건 정말 눈 깜짝할 사이뿐이고 날아가는 시험지 잡느라 온 신경이 다 쓰여. 강한 바람 때문에 눈은 뻑뻑해지고, 피부에 닿는 끊임없는 거친 바람 촉감은 가뜩이나 부족한 집중력을 완전히 조각내버려. 결국 머리가 더 복잡해지고 공부는 한 자도 못 한 채 시간만 날리는 나쁜 상황을 만나게 돼.

대체 어른들이 일하는 회사 사무실은 온도가 낮아 추울 정도로 에어컨을 빵빵하게 틀면서 우리 공부방은 왜 찜통이어야 할까? 에어컨을 조금만 틀어달라고 하면 어른들은 누진세 폭탄이 무섭다며 잔소리 리모컨을 누르지. 심지어 에어컨을 껐다 켰다 하면서 엄청나게 아껴 쓰라고 아예 리모컨을 몰래 숨겨놓기도 해. 진짜 어른들 말대로 더위를 꾹 참고 선풍기 바람으로 버티며 공부하는 게 올바른 길일까? 그리고 정말 에어컨은 생각날 때마다 껐다 켰다 하는 게 전기세를 줄여주는 똑똑한 방법이 맞는 걸까?

사실 여기에는 어른들이 절대 모르는 엄청난 과학적 반전이 숨어 있어. 지금 너희 집에서 쓰는 에어컨은 대부분 옛날 제품과 다르게 스스로 속도를 조절하는 똑똑한 신형 인버터 에어컨이야. 인버터 에어컨은 방 온도가 시원해지면 실외기가 알아서 엔진을 늦추고 차가운 기운을 살살 유지해. 이걸 전기 아낀답시고 자주 껐다 켰다 반복하면 뜨거워진 방을 다시 식히려고 실외기가 씩씩거리며 엄청난 전기 힘을 써서 전기를 훨씬 많이 먹어. 차라리 원하는 온도로 계속 켜두는 게 전기 요금을 아끼는 기발한 열쇠야. 게다가 하버드대 과학자들의 연구를 보면 방이 더울수록 인간의 뇌 기능과 기억력이 뚝 떨어져서 아주 쉬운 수학 연산 문제도 엄청나게 틀린대. 우리 뇌가 가장 완벽하게 돌아가는 최적의 공부 온도는 딱 22도 부근이야.

그러니까 차라리 매달 엄청난 돈을 내면서 잠도 제대로 못 자고 번아웃이 오게 하는 우릴 괴롭히는 학원들을 딱 하나만 줄이자고 해봐. 학원 한 개 줄인 돈이면 우리 집 공부방 에어컨을 여름 내내 24도 시원한 온도로 가동할 수 있어. 밤새 더워서 잠 못 자고 지쳐서 머리가 멍한 상태로 학원을 여러 개 도는 것보다 시원하고 쾌적한 방에서 집중해서 똑부러지게 공부하는 게 백 배는 더 이득이야. 이제는 억지 잔소리에 기죽지 말고 당당하게 뇌과학 팩트로 외쳐봐. 시원한 에어컨은 사치가 아니라 우리의 뇌 능력을 높여주는 최고의 공부 도구라고 말이야.